
저자: 허 승 철 (許 勝 澈)
1959 인천 출생
1977 인천 제물포고등학교 졸업
1981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졸업
1983-1988 미국 버클리대학교 및 브라운대학교 수학
(1988 미국 브라운대학교 슬라브어학 박사)
1988-1990 미국 하버드대학교 러시아연구소 연구원
1989-1990 미국 브라운대학교 외교정책연구소 연구원
1990 소련 과학아카데미 언어학연구소 초빙연구원
1992-1996 건국대학교 러시아학과 조교수
1997-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 부교수, 교수
2004-2006 고려대 러시아ㆍCIS연구소장
2003-2006 한국 우크라이나학회장
2006-2008 주우크라이나 한국 대사
책 속으로
1장 여행을 시작하며
“러시아는 나의 전공이지만, 우크라이나는 나의 사랑입니다.”
초대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를 역임하고, 이어 중국대사와 미국대사를 거쳐 귀임한 미하일로 레즈닉 대사에게 10여 년 전 내가 한 말이다. 레즈닉 대사는 나의 말 중 가장 인상에 남는 말이라고 했다. 2년 3개월을 지내다 돌아왔어도 늘 언제라도 다시 달려가고 싶은 곳이 우크라이나이다. 대사관 직원 중 한 사람이 내가 우크라이나를 너무 사랑해서 이 나라를 객관적으로 보지 못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프로 외교관이라면 늘 맑은 정신과 냉정한 시각을 갖고 상대의 결점을 이리저리 뜯어보는 것도 필요할 것이다. 이 나라가 지닌 문제점과 약점은 냉철한 머리에 담아두고, 가슴으로는 정의롭고 부강한 국가가 되려고 애쓰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하며 이 나라의 잠재력과 미래에 한없는 신뢰를 보내고 싶다.
2장 외교라는 낯선 땅으로
2년3개월의 짧은 기간 동안 공관장으로 일했지만 한-우크라이나 관계가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시기에 일했기 때문에 기억에 남는 여러 사건과 성과가 있었다. 본부에서의 평가를 떠나서 스스로 크게 보람을 느낀 일로 다섯가지 정도를 꼽을 수 있다. 무비자 입국 실현, 한-우크라이나 정상회담, 고려인 문제 해결의 시작, 반덤핑 문제 해결, 한국인 사망사건 처리 및 스킨헤드 문제가 그것이다.
3장 우크라이나와 한국
우크라이나는 유럽과 러시아, 중앙아시아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고, 비옥한 국토와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나라이다. 우크라이나는 구소련 연방공화국 중 제2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유럽 5위권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독립 당시 5천2백만이었던 인구가 4천7백만 이하로 줄기는 하였지만, 여전히 거대한 소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카자흐스탄의 인구가 1700만, 우즈베키스탄의 인구가 2100만이고 나머지 키르기지아, 투르크메니스탄, 타지키스탄의 인구를 다 합친 중앙아시아의 인구가 6천2백만 인 것을 고려해 보면, 우크라이나 시장의 크기를 알 수 있다. 실제 한국산 자동차, 가전제품의 판매량은 중앙아시다 전체 매출량보다 크다. 우크라이나는 독립 후 130회가 넘게 로켓트를 쏘아 올릴 정도로 발달한 항공우주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금속, 화학 등의 중공업 기반도 탄탄하다. 우크라이나 산업 발전 잠재력의 근간은 원료, 생산기반, 노동력, 시장의 4대 요소를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석탄, 철광석 등 풍부한 광물 자원과 소련 시대 중공업 중심지로서의 생산 기반, 양질의 노동력, 거대 내수 시장과 유럽과 같은 배후 시장 소유라는 좋은 조건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경제 발전의 성패가 달려있다.
4장 일하며, 사랑하며, 배우며
짧은 기간이지만 외교 일선에서 여러 가지 일에 부딪혀보고 대사관을 운영해 보니, 어떤 외교관이 이상적인 외교관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되었다. 또 나는 외교관으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제대로 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자문해 보기도 하였다. 흔히들 외교관하면 깔끔한 매너와 냉정한 마음을 유지하며, 모험을 하기보다는 안전한 선에서 정해진 룰에 따라 업무를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내가 경험한 바로는 의외로 상상력과 창의력이 외교관이 갖출 가장 중요한 자질이고, 이에 따라 외교의 질이 달라진다. 또한 따뜻하고 섬세한 마음과 상대에 대해 배려하는 태도도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한다. 나는 학생들이 외교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주저 않고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기’라고 답할 것이다. 상대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일에 대한 해답이 저절로 나오고, 상대의 이익을 다 수용은 못해도 적어도 상대의 입장은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관은 IQ보다 EQ 가 훨씬 중요한 직업이다. 수행하는 업무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에서도 상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능력과 감각도 중요하다.
5장 여행을 마치며
코스텐코 차관이 준비해 준 송별만찬의 건배 순서에서 나는, “내가 좋아하는 팝송에 ‘I left my heart in San Francisco’라는 노래가 있는데, 나는 마음뿐 만 아니라 가족도 키예프에 남기기로 결정하였다”고 말했다. 이어서 우크라이나는 우리나라와 같이 강대국 틈바구니에서 역사를 지키고, 언어를 지키고, 국가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한 나라이므로 이 나라를 존경하고 사랑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우크라이나어로 ‘우크라이나는 나의 두 번째 조국입니다(Ukraina dlia mene druga batkivshchina)’라고 하자 모두 박수를 보내주었다. 47세에 떠난 외교관으로서의 우크라이나 여행은 49세에 막을 내렸지만 우크라이나와의 우정과 사랑은 계속 키워나갈 것이다. 짧은 기간이지만 계획하고 꿈꾼 일들을 모두 시도해 보고 왔으니 마음은 편안하다. 무탈하게 지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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