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현대 문학의 거장으로 자리매김한 러시아 이주 한인 2세 아나똘리 김의 자전 에세이 『초원, 내 푸른 영혼』. 러시아 작가로 거듭나기 위한 그의 삶과 문학 이야기가 펼쳐진다. 파란만장한 삶과 문학을 향한 열정,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의 끊임없는 갈망, 소비에트 시대를 살아가는 문학인의 고뇌 등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또한 자신의 삶과 내면세계를 진솔하게 기록하고 있다.
저자(글) 아나똘리 김
저자 아나똘리 안드레예비치 김은 1939년 까자흐스딴에서 출생하여 모스끄바 미술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했다. 고리끼 문학대학 졸업 후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여, 1980년대에는 러시아 문단의 대표 작가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특히 1984년에 발표한 장편 《다람쥐》는 소련 문단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러시아 국내외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러시아 정부가 수여하는 “모스끄바 예술상”, 독일의 신학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국제문학상”등 여러 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주요 작품들은 전 세계 24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읽히고 있다. 작가의 문학 세계를 연구한 박사학위 논문도 여러 편에 달하며, 일부 작품은 러시아의 고등학교 및 대학교의 문학 수업 필독서 목록에 들어있다. 2009년에 다시 한국을 찾아 지리산과 서해안 바다 풍경을 화폭에 담았으며, 최근 이 작품들을 모아 《남원으로의 귀환》이라는 화집을 발간했다.
책 속으로
내 마음속의 첫 번째 풍경화는 까자흐스딴의 황색 구릉들의 모습이다. 예술을 직업으로 하는 나는 늘 색깔과 선, 그리고 예술적 이미지를 생각한다. 우리 영혼의 세계는 신이 우리에게 준 예술의 박물관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마음속에 여러 그림들로 가득 찬 화랑을 간직하고 있다. 내가 살아 온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나는 완성된 그림으로 상상하기를 좋아한다.
-P.15
동양적 인간, 구체적으로 말해서 ‘한’이라고 불리는 어떤 철학적 우수 같은 것을 오래 전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한국 사람인 나는 러시아어로 쓴 자신의 시와 산문 속에 영혼을 담으려 했다.
-P.327
작가의 길을 가면서 거쳐야 할 최초의 관문들을 통과하면서부터 이미 외로움을 이기지 못하고 나는 목숨을 끊고 싶은 순간을 여러 차례 경험하기도 했다. 거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위대한 고독만이 나를 진정한 작가로 만들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때마침 깨달았기 때문이다.
-P.331
마른 들풀과 바스락거리는 다람쥐, 질주하는 말처럼 움직이는 회오리바람이 함께 존재하는 이 초원지대가 내 자신의 영혼과 동일하다는 것을 깨닫고 마음의 평온을 찾았다. 이 메마른 땅에서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생명체들이 무수히 존재하고 있다는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어디를 가든 두 날개를 활짝 편 독수리들이 몇 마리씩 떼를 지어 높은 하늘을 유유히 맴돌고 있었다. 그래도 초원은 늘 고독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그것이 초원이 타고난 운명이기 때문이다.
-P.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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